경북성지 14. 봉화 곧은정

관리자 2020.06.09 12:49 조회 수 : 61

14. 봉화 곧은정

일월산중 산간 오지 교우촌으로 안성맞춤

곧은정 교우촌은 경북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와 영양군 수비면 신암리 경계지역에 있다. 지금은 폐교가 된 우련전 분교에서 계곡을 따라 한참 가야 곧은정 교우촌이 나온다. 우련전보다 가기가 더 힘들다. 군 경계지역 계곡의 길 바로 옆에 있는 영양군 수비면 신암리 지역의 우거진 낙엽송 밭에는 여기저기 돌무더기들이 쌓여있다. 샘터에는 아직도 물이 질척하고, 샘은 꽤 깊었을 것으로 보이나 허물어져있다. 신앙 때문에 죽음까지도 무서워하지 않았던 바로 곧은정 교우촌 신자들의 흔적이 아닐까싶다.


을해박해 순교자 김희성 프란치스코 삶 터

당시 곧은정 교우촌에는 충청도 여사울 사람으로 중인 출신인 김희성 프란치스코가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들어왔다. 200여년 전의 일이다. 김희성 프란치스코는 1801년 신유박해 때 부친(김광옥 안드레아)이 순교한 후, 오직 아버지의 뜻을 따르겠다는 열정 하나만 간직하고, 곧은정 교우촌에 살면서 재산도 모두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었다. 빈손으로 산을 일군 김희성 프란치스코는 나무 뿌리나 도토리로 연명하면서도 금욕생활을 했다.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대재를 엄수했고, 매일 기도를 거르지 않았다. 그리고 다가올 죽음을 준비했다. 1815년 3월, 부활대축일 첨례를 드리고 있는 봉화 곧은정 교우촌에 포졸들이 나타났다. 배교자 전지수가 안동 포졸들을 데리고 그의 집 앞에 나타난 것이다. 김희성 프란치스코는 산에서 일하다가 포졸들이 내려오라고 소리치는 것을 듣고 아들 문악에게 “나는 천주의 명이니 가야 한다마는 너는 나를 따라오지 말고, 온 집안을 보살피며 특히 네 할머니를 극진히 모셔라.”고 부탁하였다. 김희성 프란치스코는 포졸들과 배교자까지도 관대하게 대접하고, 어머니에게는 하직을 고한 뒤, 포졸을 따라 나섰다.


여보, 어머니를 부탁하오

아내에게는 “어머님을 잘 봉양하고,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 때가 되면 나의 뒤를 따르라”는 부탁을 남긴 뒤였다. 안동에서 고문을 받고 대구 경상감영으로 이송된 김희성 프란치스코는 20개월의 옥살이 끝에 1816년 11월 1일(음) 대구 관덕정에서 참수, 순교하였다. 52세였다. 1817년 3월 4일 10여 명의 신자들과 친척들이 의논하여 순교자들의 시신을 더 안전한 곳으로 이장할 때 김희성의 시신은 김화춘 야고보의 시신과 합장했다고 한다. 현재 그 무덤이 어디 있는지 확실히 모르고 있으나 아마 대구 근교에 있었던 교우촌이 아닐까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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