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성지 7. 문경 여우목

관리자 2020.06.09 12:53 조회 수 : 168

7. 문경 여우목

19세기 들어 본격적으로 교우촌 형성

경북 문경 대미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는 여우목 성지는 한국의 103위 성인 가운데 한 분이자,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2의 주보성인인 이윤일 요한 성인(당시 여우목 공소회장)이 살다가 체포 되어간 현장이다. 소백산맥을 끼고, 충북과 경계를 이루는 경상도의 관문이며, 또한 산악지대여서 서울과 충청도에서 박해를 피해 온 신자들이 신자촌을 이루었다. 여우목 공소와 인접한 ‘건학’과 ‘부럭이’(부락이) 신자촌은 산길로 불과 20-30리 내에 있다. 여차하면 마을 뒷산을 통해 다른 마을로 피해갈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지닌 교우촌이었다.
이 부근에 천주교 신자들의 발길이 닿은 것은 19세기 들면서부터이다. 우선 1801년 신유박해 때 경기도 출신 여교우 이철임이 경남 웅천으로 귀양 가는 도중에 문경에서 물고를 겪으며 순교했다. 또한 이곳 문경새재 수구(水口)는 경상도 곳곳을 누비며, 발로 뛰는 전교활동을 통해 한국교회의 기틀을 마련했던 최양업 신부가 과로와 장티푸스 발병으로 급사, 운구된 현장(문경읍 진안리)이기도 하다. 문경에서는 병인박해 때 60여 명의 신자들이 끌려가 박해를 받았고 이윤일 요한, 박상근 마티아(마원성지) 등이 순교했다. 이윤일 요한 성인의 아들 이 요한(혹은 시몬)과 전 사베리오도 건학 신자촌에 살다가 병인박해 직전 순교했다.
본격적으로 여우목에서 천주교 신자들이 이 곳에 살기 시작한 것은 1839년 기해박해를 전후해서이다. 충청도 홍주가 고향인 이윤일 요한 가정이 상주 갈골에서 이곳으로 이사를 왔고, 그 무렵에 경상도 초대 교우 서광수의 손자인 서치보 요셉 가정이 충북 정원에서 여우목으로 피난 옴으로써 신자들이 살기 시작했다. 1815년 을해박해, 1827년 정해박해 때 순교한 박경화 바오로와 아들 박사의 안드레아 가정도 여러군데로 피난 다니다가 이곳으로 우거해 살았다.


이윤일이 전교회장 맡으며 신앙공동체 이뤄

원래 충청도 홍주(현 홍성) 사람이던 이윤일(1823년~1867년) 성인은 신자이던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박해를 피해 경북 문경 여우목(중평리)으로 이사를 왔다. 지금은 다섯 가구만 살고 있지만, 당시 이윤일 요한 성인이 여우목 공소회장을 맡고 있던 때는 30여 호나 살았다. 병인박해가 터지자 문경관아의 포졸들이 1866년 11월 18일 여우목 교우촌을 습격했다. 이윤일 성인을 포함한 많은 신자들이 붙잡혔다. 문경 관아로 끌려간 이윤일은 3일 동안 뭇매를 맞은 뒤 상주로 이송되었다. 상주에서 한 달여 옥살이를 하면서 무려 9번의 혹형을 당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이윤일은 괴로운 표정을 짓지 않고 기도로 일관했다.


나는 순교하러 간다. 너희도 따르라

사형을 선고받은 이윤일 성인은 1867년 1월 4일 경상감영이 있는 대구로 압송되어 1867년 1월 21일, 대구 남문 밖 관덕정에서 참수를 당했다. 유해는 형장 근처에 임시 매장→비산동 날뫼→경기도 용인→미리내→대구대교구청 성모당을 거쳐 대구관덕정순교기념관 지하 경당에 안치됐다. 1987년 1월 21일 대구대교구의 제2주보로 선포됐다.


서인순 시몬도 잠들어 있는 곳

현재 문경 여우목 성지를 가보면, 천주교 대구대교구 순교자 현양위원회에서 이윤일 성인이 사시던 교우촌에 구입한 성지터(300평)가 있고, 안동교구에서 조성한 여우목 묘소가 불과 5분 거리에 떨어져 있다. 여우목 묘소에는 서치보 요셉(1791년∼1840년)과 그 아들인 서인순 시몬이 안장돼있다. 서인순 시몬은 경산 모개골에 살다가 체포, 경상감영에서 문초를 받고 옥사했다


◎ 연락처 : 천주교 안동교구 문경성당 (054) 57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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