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성지 5. 상주 신앙고백비

관리자 2020.06.09 12:55 조회 수 : 82

5. 상주 신앙고백비

한국 유일의 신앙 고백비

경북 상주시 청리면 일대에는 옛날 박해시대부터 많은 교우촌이 형성돼 있었다. 이 곳 석단산(石壇山) 아래 현재의 청리면 삼괴2리 안골짝의 커다란 바위에는 자신의 신앙을 명백히 하기 위한 한국 교회 유일의 신앙 고백비가 서 있어 지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상주군에는 1785년 을사 추조 적발 사건 당시 문중의 박해로 서울에서 낙향한 서광수에 의해 처음 복음이 전파된 후 많은 사람들이 입교해 천주교를 믿어 1801년 신유박해를 비롯해 1827년 정해박해 등 역대 박해 때마다 수많은 신자들이 순교했다.
특히 신앙 고백비가 서 있는 청리면 삼괴2리 부락에는 1866년 병인박해 전부터 김해(金海)김씨 집안 김복운(金福云)의 아들 4형제가 열심히 천주교를 믿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중 차남인 삼록(三錄, 도미니코, 1843년∼1932년)은 특히 신앙이 돈독해 주위의 칭송을 받았다.
1866년 병인박해가 일어나자 다른 형제들은 모두 박해의 서슬이 두려워 신앙을 버렸으나 김삼록은 끝까지 천주교를 믿어 하릴없는 도피 생활을 해야만 했다. 다행히 박해의 악랄한 손길을 피해 목숨을 구한 그는 한불 수호 조약으로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자 공식적인 박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894년부터 1900년 초 그는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기 위한 표징을 단단한 바위 위에 새겼다. 자신과 집안의 문중이 살고 있던 석단산 아래 높이 127cm, 폭 39cm, 두께 22cm, 두께 22cm의 신앙고백비를 건립한 것이다. 바위 위에서 의젓한 모습으로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이 고백비에는 천주님과 교황, 주교, 신부, 교우를 위한 기도가 새겨져 있다.
비롯 공식적인 박해는 끝났다 하나 아직 지방에는 사사로운 박해가 끊이지 않고 있던 시절,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신앙 고백을 이렇듯 담대하게 했다는 점에서 신앙 고백비가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신앙 고백비가 공식적인 교회 사적으로 고증된 것은 이제 겨우 10년을 넘어섰다. 김삼록은 신앙 고백비를 세운 뒤 사사로운 교난을 피하기 위해 고백비 앞에 포플러나무, 미루나무 등을 많이 심어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을 피하도록 가려 두었다.
그 뒤 1945년 해방이 되자 그의 손자인 김순경(당시 79세)이 나무들을 베어 냄으로써 비로소 신앙 고백비 앞이 훤하게 트이게 되었다. 1982년 당시 상주 서문동 본당 이성길 신부가 우연히 김순경의 둘째아들을 만나 신앙 고백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됨으로써 교회 안에 처음 알려지게 되고 그로부터 2년 뒤인 1984년 오기선 신부의 답사와 함께 신앙 고백비에 대한 확실한 고증이 이루어졌다.
비석의 글씨는 김삼록 도미니코가 손수 새겼다. 오자(誤字)도 두어자 있지만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유일한 신앙고백비를 남긴 그 믿음이 놀랍다.


◎ 소재지 : 경상북도 상주시 처이면 삼괴2리 (석단문 옆)
◎ 연락처 : 서문동성당(경북 상주시 서문동 50-2) 대표전화 (054) 535-2018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5 1. 성모당 관리자 2020.06.09 475
24 2. 샬트르 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관리자 2020.06.09 773
23 3. 성직자 묘지 관리자 2020.06.09 624
22 4. 성유스티노신학교기념관 관리자 2020.06.09 722
21 5. 계산성당 관리자 2020.06.09 604
20 6. 관덕정 관리자 2020.06.09 397
19 7. 경상감영 옥터 관리자 2020.06.09 246
18 8. 복자성당 관리자 2020.06.09 253
17 9. 한티순교성지 관리자 2020.06.09 325
16 1. 칠곡 신나무골 관리자 2020.06.09 392
15 2. 왜관 가실성당 관리자 2020.06.09 289
14 3. 경주 진목정 관리자 2020.06.09 159
13 4. 김천 황금성당 관리자 2020.06.09 496
» 5. 상주 신앙고백비 관리자 2020.06.09 82
11 6. 상주 배모기 관리자 2020.06.09 227
10 7. 문경 여우목 관리자 2020.06.09 168
9 8. 문경 한실 관리자 2020.06.09 99
8 9. 문경 마원성지 관리자 2020.06.09 227
7 10. 문경 진안리 관리자 2020.06.09 200
6 11. 진보 머루산 관리자 2020.06.09 123